독서를 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나는 책을 좀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앞서 포스팅한 <메모 독서법>을 읽고, 그 방법을 실천해보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경험한 것을 이야기해보면, 책을 읽고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에 대해 책에 표기를 하고, 종종 나의 생각도 적곤 하며, 다시 읽어보면 좋겠다는 구절에는 북 다트로 표시도 한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그 이후다.
그것을 옮겨서 필사하고, 내용을 정리하고, 다시 읽어보는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두 가지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첫 째는 '다독'에 대한 욕심이다. 책을 보기 시작했으니, 권수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나 한 달에 책 10권은 읽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또는 간만에 장만한 책장에 책을 가득 꽂아놓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여하튼 많은 책을 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쓰는데 도통 집중을 못한다.
둘 째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책 한 권 읽기만 하는데 4~5일인데, 언제 쓰고, 언제 정리하고, 언제 다시 읽어보느냐는 생각이 앞서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우니 그냥 맥이 빠져, 도리어 책을 손에서 놓게 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었다.
'독서에 초보인 내가 너무 초심에 너무 어려운 방법을 선택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선택하고 있고, 예전에 내가 책을 읽고, 아무것도 남지 않던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틀린 방법은 아닌데, 내가 실천력이 약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지금 방법을 좀 더 보완하고, 읽고, 필사하는 데 더욱 진심이 되기 위해 다른 책을 통해 나를 설득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책들이 여기서 언급할 <초의식 독서법>과 <본깨적>이다. <본깨적>은 다음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초의식 독서법>을 줄거리 위주로 다뤄보고자 한다.
저자 김병완은
저자는 엄청난 양의 책을 발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이 책을 발간한 2014년에 10년 동안 100여 권의 책을 발간했다고 한다. 이력도 독특하다. 성균관대 공학과를 졸업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회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10년 넘게 연구원으로 일했던 그는, 어느 날 직장을 접고 3년 동안 도서관에서 머물면서, 1만 권이상의 책을 읽고 작가로 변신했다고 한다.
현재는 플랫폼연구소, 한국퀀텀리딩센터, 퀀텀 북스 대표로 있으면서, 책 쓰기와 독서하는 법에 대한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초의식 독서법
<초의식 독서법>은 말 그대로 <초서 독서법>과 <의식 독서법>을 혼용한 독서법을 의미한다.
<초서 독서법>에서 '초'의 의미는 요즘 사람들이 의미하는 '초월하다'의 의미가 아니라 '가려 뽑다', '베끼다'라는 뜻이다. 한자로 '초(抄)'라고 쓴다. 즉 '쓰는' 독서를 의미하는 것이다.
<의식 독서법>은 몸과 마음을 다해서 읽는, 즉 집중하는 독서를 의미한다. 그래서 <초의식 독서>를 합하면, 몸과 마음을 다해서 집중하여 책을 읽고, 내 마음에 드는 글과 유용한 글은 베껴 쓰고, 종국에는 나의 견해와 비교하며 새로운 의견을 다시 적어보는 것이 <초의식 독서법>이다.
1. <초서 독서법>의 방법
저자는 이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제시하는 것이 다산 정약용의 예를 들고 있다. 총 5 단계가 있다고 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단계 : 입지(立志) - 주관, 의견
2단계 : 해독(解讀) - 읽고, 이해
3단계 : 판단(判斷) - 취사, 선택
4단계 :초서(抄書) - 적고, 기록
5단계 : 의식(意識) - 의식 확장
1단계 입지는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자신의 주관을 확립하는 단계이며, 2단계 해독은 독서를 통해 읽고 이해하며, 책의 핵심 주장과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단계를 말한다. 3단계 판단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토대로 취사선택하고, 비교 분석하며 통합하고 성찰화하는 과정이다. 4단계 초서는 핵심문장과 견해를 따로 뽑아서 기록하고, 간추려 놓는 과정이고, 5단계 의식은 자신의 의식과 생각과 주관이 바뀐 것에 대해 기록하는 과정이다. p.121~122
2. <의식 독서법>의 방법
앞서 언급했듯이 <의식 독서법>은 몸과 마음을 다해서 집중하는 독서라고 정의하면서, 독서법의 근거와 효용성에 대해 많은 지문을 들여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포토리딩법과 그뤼닝 학습법을 강조한다.
그는 이 학습법을 익히는 데 있어 의식을 집중하는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우리 뇌의 후두부에 집중하는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의식 독서법>은 아래와 같은 효과가 있다고 언급한다.
① 시야가 넓어진다.
② 잡념이 사라진다.
③ 편안한 각성 상태가 된다.
④ 글자 하나하나가 의미 단위로 텍스트를 읽어 들이게 된다.
⑤ 평소 때 독서보다 훨씬 덜 지치고 스트레스도 사라진다.
⑥ 집중력, 이해력이 강화된다.
⑦ 뇌 속 네트워크가 준지 상태가 된다. p.160
이외에도 마지막 장을 보면 <초의식 독서법>을 바탕으로 '독서 전', '독서 중', '독서 후'로 나누어 필사 노트를 작성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저자의 독서 노트 작성 예시와 여러 사례를 소개하며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정리하며
저자의 의도는 명확했다. '집중해서 책을 읽고, 쓰라는 것'이다. 이 하나의 주제를 위해 이 정도 두꺼운 내용의 책을 저술했다. 독서를 할 때 왜 적어야 하는 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책 고마운 책이면서도, 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만한 내용을 작성하는 저자의 능력에도 감탄해마지 않는다.
다만 주제 하나를 두고 많은 내용을 언급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글의 구성이 일률적이지 않고,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비슷한 내용도 자주 눈에 뜨였고, 적절하지 않은 인용문이 들어간 것도 눈에 보였다. 가령 예를 들면 이런 내용이다.
정치적으로 줄을 잘 서거나 고위직 사람들에게 높은 직위를 얻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노예들이 아무리 평생 호화스러운 부자나 고위층의 집에 살면서 일한다 해도 그들은 여전히 노예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의식이 낮은 이들이 아무리 높은 지위를 얻고 부와 명성을 누린다 해도 사람 그 자체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 p.148~149
노예도 사람이고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뿐인데, 갑자기 '노예 = 의식 수준이 낮은'으로 취급되어 버린다.
위와 같은 내용들이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관련 이론과 예시를 많이 담겨 있어, 접근하기는 수월했던 책이었다. 다른 분들도 이 책을 통해 독서할 때 '쓰기'와 '집중'의 중요성에 대해 느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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