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에서 [재벌집 막내아들]이 뜨겁다. 다시 태어난 인생에서는 전생의 삶과 달리 부유하게 살고, 전생에 나를 힘들게 했던 부조리했던 사회와 인간들에게 복수를 한다. [재벌집 막내아들] 뿐만 아니다. 지금 웹툰이나 웹소설에서 '다시 태어나 과거로 돌아간 사람'에 대한 소재를 다루는 작품들의 수가 어머어마하다.
사람들은 왜 '다시 태어남'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 아마도 지금 삶이 만족스럽지 못해서일 것이다. 만족스럽다면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 조차도 '지금 내 생각과 지식 데이터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해본 적이 많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고, [재벌집 막내아들]의 작가는 이런 생각을 뛰어난 글솜씨로 책으로 펴낸 것뿐인 것이다.
이 책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내 삶 보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동경하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거나 태어나고 싶은 나 또는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내려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작가 매트 헤이그는...
작가는 1975년생으로 남성(솔직히 나는 이름이나 서체를 보고 여자인 줄 알고 있었음)으로, 20대 초반에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투병하면서 자살도 시도한 적이 있다고 한다. 작가는 이후 가족들의 도움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담아 비슷한 입장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살아야 할 이유]라는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는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픽션과 논픽션 등 다양한 장르를 작품을 내놓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휴먼>, <영국의 마지막 가족>, <그림자 숲의 비밀> 등이 있다. 특히 소설 <시간을 멈추는 법>과 동화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는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영향력이 작지 않다
책의 줄거리
주인공인 노라는 어렸을 때, 수영을 잘해서 국가대표를 목표로 하기도 했고, 노래와 작곡도 수준급 역량을 가지고 있었으며, 공부에서도 과학과 철학에 취미가 있는 소위 우등생이었다.
그런데 현재의 노라는 죽기로 결심을 하고 있었다. 더없이 불행한 삶이 계속되고 있었고,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죽기를 결심하기 전, 애완묘가 죽었고, 하나뿐인 오빠의 외면과 그 친구와의 다툼이 있었다. 또한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았고, 피아노 과외조차 끊기고 되었으며, 심지어 옆집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그의 약심부름조차 하지 않아도 되는, 그야말로 더 이상 돈도 없고, 대화할 사람도 없으며,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 순간 노라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자신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자정의 도서관]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어린 시절 학교 사서 선생님이었던 엘름 부인을 만나게 된다. 엘름 부인은 [자정의 도서관]에 대해서 노라에게 설명을 해주고, [후회의 책]을 통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살 수 있었을 삶을 살아볼 기회를 가지도록 권유한다.
노라는 [후회의 책]을 통해 그녀가 살아보지 못하고 후회했던 삶들을 살아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약혼자와 결혼하여 시골에서 작은 펍을 운영하는 삶, 반려묘를 제대로 키워보는 삶, 친구와 함께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여 사는 삶, 수영선수로써의 삶, 밴드 가수로서의 삶, 빙하학자로서의 삶, 동물보호센터에서 일하는 삶 등을 살아보지만, 모두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었고, 부모님, 오빠 또는 친구 등이 원하는 삶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빙하학자로의 삶에서 그녀는 자신이 죽음에 대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음을 인지하게 되었고, 자신에게 친절함을 베푼 애쉬라는 남자와의 결혼생활을 하는 삶을 살면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결국 그녀는 살기 위해 현실세계로 돌아왔고, 치료를 통해 살아나면서, 그동안 후회로만 살았던 날들을 버리고, 현재의 삶을 살아나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이 책의 메시지와 결론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다소 분명해 보인다.
인생은 수많은 기회가 있고, 그 기회는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그 선택을 어떤 이유로 했든 간에 결국은 내가 선택한 나의 인생인 것이다. 후회라는 것은 끝이 없는 것이다. 계속되는 후회의 틀 속에 살아가지 않기 위해, 가족, 친구 등 그 누구에 의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선택하고, 선택한 삶에 대해서 사소한 것 하나라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주는 주된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모든 삶에는 수백만 개의 결정이 수반된단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지.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라져.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이는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지지. p.51
인생과 마찬가지로 체스에서는 가능성이 모든 것의 기본이야. 모든 희망과 꿈, 후회,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의 기본이지 p. 279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p. 391
지금 우리에게는 과거로 돌아가거나, 다음 생을 살 수 있는 기회는 없지만, 여전히 다른 삶을 살 기회와 선택이 있다. 문제는 '그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지금까지 해온 것을 뒤로하고, 그 선택을 쫓아갈 용기가 있는가'이다. 지금 우리는 나의 선택에 대해 후회만 하고, 현재의 나에게도 '특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인생에서 빛과 어둠을 가져보았던 작가 매트 헤이그가 인간의 심리와 존재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면서 담담하게 그려낸 이야기로 볼 수 있고, 이러한 점이 이 책을 보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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